원래 제 성격이 완전히 내성적이라 사람한테 말을 놓거나 처음 보는 사람한테 말 걸기를 매우 어려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그 성격이 더욱더 강화되었지요.
어느날 몇달간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 솔루션은 다른 회사에서 이미 하고 있었지요.
그 프로젝트에 직접적 관계 있는 회사는 아니지만 같은 분야이니 경쟁사이긴 하지요.
분명 같은 칩을 사용하고 있는데 거기는 되고 나는 안되고..
레지스터 값은 0-255까지 정말 다 바꾸어보고 해봐도 안되었지요.
그날은 제가 미쳤나 봅니다.
홈페이지에서 그 회사 전화번호를 찾아서 무작정 전화했습니다.
그리고 연구소로 연결을 부탁했지요.
"여보세요"
"네 저는 00사 연구원 000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왜 전화 하셨지요?"
"개발하다고 보니 이 부분이 너무 안되어서 해결책이 없을까 싶어서 한번 전화드려보았습니다."
....3초 정적뒤....
"말해보세요"
"그 칩에서 이러이러한 기능을 하려면 방법이 있을까요?"
......다시 3초 정적 .....
"그 레지스터 2개 값을 이렇게 이렇게 해보세요"
몇달간 했던 일이기에 어떤 레지스터를 건드려야 하는지 바로 생각이 났습니다.
"네네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해결했습니다.
그 분이 왜 답을 해주었을까 어디다 쓰냐고 깊게 물어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아직도 합니다.
제 목소리가 정말 간절했나 봅니다.
그때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드립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가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어떻게 다른분이 제 연락처를 알게되어서 얼굴도 잘 모르는 한분이 전화가 오게 되었고
위 상황과 동일한 상황이 전개가 되었지요. 입장만 바뀐체로요.
각각 2번 정도 있었네요. 저도 당연히 알려드렸고 ( 3초 고민했습니다. ㅎㅎ
진짜 한마디지만 그 사람에게는 천금보다 중요한 정보였겠지요) 아마 해결되었을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이라고 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소스를 건넨것도 도면을 건넨것도 아니고 말 한마디 뿐이지요.
엔지니어 사이의 간절함에는 무언가 모를 끈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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